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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회사는 성장을 촉진하는 성장호르몬제를 개발한다. 끊임없는 연구 끝에 지금껏 시장에 나와 있는 성장호르몬제의 부작용들을 모두 제거한 획기적 성장호르몬제 개발에 성공했다. 본격적인 대량생산에 앞서 초기자금을 모으기 위해 투자자들 앞에 섰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제품을 어필할 것인가?

  1. 부작용 없는 성장호르몬제는 기존 성장호르몬제의 문제점 때문에 과거 성장호르몬제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이 이 제품을 좋아할 거에요.
  2. 부작용 없는 성장호르몬제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 (현재 제품들의 많은 결함에도 성장호르몬제가 이미 만들고 있는 시장) 600억원 중 최소 40%의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디어나 제품을 개발할 때 우리가 바라보는 시장이 무엇인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이유는 두 번째 어필이 더 설득력있게 느껴지는 이유와 비슷할 것이다. 시장 분석 결과가 옳다 그르다를 떠나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이 어느 정도인지를 수치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아무리 좋은 성장호르몬제를 내놓는다고 한들, 지금 내가 내놓으려는 제품보다 구린 성장호르몬제를 이미 구입해서 시장 규모에 잡히는 사람 이상 우리의 고객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 물론 성장호르몬제에 관심이 없었던 누군가는 지금보다 좋은 성장호르몬제가 나타났을 때 관심을 가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어떠한 제품이든 구매해서 사용할 예정이던 사람들에 비하면 그 수가 미미할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드는 경우에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소구해줄 수 있는 욕구는 이미 시장에서 다른 형태로 시장을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있는 시장을 다른 관점에서 썰어내보면 없는 시장처럼 보이더라도 시장이 정의되곤 한다. 심지어는 내가 하고자 하는 사업이 요식업에 해당된다고 할지라도, 시장 정의를 위해 완전히 뜬금없이 ‘코인 세탁소 시장’이나 ‘로봇 자동화 시장’같은 것을 참고할 수도 있다.

기존 수요와 공급이 시장을 이루고 있을 때, 해당 시장 수요를 나의 솔루션으로 당겨올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능력을 투자자들은 ‘시장을 정의하는 능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없는 시장을 이미 정의된 시장으로 돌려 정의하는 일에 충분한 시간을 들인 뒤(ref1), 더이상 테이블에서 논의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명확히 들 때 프로토타입을 구현하고 테스팅을 해도 늦지 않다. ‘알 수 없다’ 는 이유로 다짜고짜 실행에 옮기는 태도로 린함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 지금보다 더 어렸던 나는 이 실수를 그대로 저질렀던 것이 아닐까(ref2).


parse me : 언젠가 이 글에 쓰이면 좋을 것 같은 재료들.

  1. None

from : 과거의 어떤 생각이 이 생각을 만들었는가?

  1. 큰 시장이다 = 사람들이 이미 많은 돈을 쓴다
  2. 좋은 재추상화의 두 양상: [1] 파편화된 추상화 → 큰 추상화, [2] 큰 추상화 → ME 분해
  3. (디어 발표) 린함의 함정: 린(Lean)함 ≠ 문제정의를 섣불리 함

supplementary : 어떤 새로운 생각이 이 문서에 작성된 생각을 뒷받침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