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창업을 하려고 하나요?

이 글은 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가감없고 솔직한 동기를 소개합니다.

근본적 물음

4:18, 극적으로 창업에서 성공하려고 한다면, 결국은 ‘무엇을 할거냐’보다 ‘어떻게 살 것이냐’가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저는 왜 창업을 하려고 할까요? 이 물음에 대한 제 생각은 별로 거창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창업가들이 눈을 반짝거리며 외치는 비전 같은 것은 없습니다. 생각보다 세속적이고 자기중심적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왜 임팩트를 내고, 왜 성공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사실 이것에 대한 의문을 품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저는 누군가 제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교육기관을 만드는 것’ 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어쩌다가 이런 꿈을 가지게 되었는지 설명하라면 할 수 있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23년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정의한 나의 꿈은 누군가가 나에게 꿈을 물었을 때 조금 더 멋진 대답을 해 보이고 싶어서 내 꿈을 억지로 만들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을 너무 해소하고 싶었습니다. 곧바로 다양한 수단을 활용했습니다. 그냥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단기간에 빠르게 남들이 인정할 만한 성취를 이루어낸 사람들,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 한 분야에서 출중한 노력을 하는 사람들 등 수많은 사람들을 찾아가 가치에 대한 물음을 던졌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만의 꿈과 가치를 정의하고 있었지만 그들이 제시한 답은 피상적이었습니다. 자신만의 꿈이나 가치를 정의하고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은 멋진 것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제 근본적인 의문을 해소해 주지는 못했습니다.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렇게 열심히 사는거지? 저렇게 살면 행복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한달가량 이어진 인터뷰 끝에 얻어낸 단서는 이 세상에 ‘절대적인 가치’ 라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관점을 약간 바꾸어 보았습니다. 나는 임팩트를 낼 때 행복한가, 나는 성공했을 때 행복한가. 만약 그렇다면 나는 임팩트를 냈을 때 왜 행복한가, 나는 성공했을 때 왜 행복할까. 관점을 ‘영향력’ 에서 ‘나 자신’ 으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얻을 수 있었던 힌트는 진화심리적 관점이었습니다.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왜 임팩트를 갈구하고 이제는 흔해빠진 자기PR 단어가 되어버린 선한 영향력이라는 것을 미칠 때 행복할 가능성이 높은가, 나는 왜 성공했을 때 행복할 가능성이 높은가.

이 생각의 결론을 하나의 핵심 단어로 요약하면 생존입니다. 자연적인 호르몬 반응을 교란하는 약물을 제외하면, 자신과 자기 자식의 생존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여겨지는 수많은 행위에 인간은 행복함이라는 호르몬을 얻습니다.

저는 창업을 통해 인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돈을 벌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러한 결론을 내린 이유를 진화심리적 관점(생존과 관련지어)으로 이해하기 위해 우선 문장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봅시다. 인생을 함께하는 사람들, 그리고 돈을 버는 것.

인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과

아무리 내향적인 사람이라도 한 달 내내 사람도 만나지 않고, SNS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만일 그랬다가는 우울증에 걸려 버리고 말 겁니다. 우리는 이렇게 사람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싶은 사람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참지 못하고는 못 배기는 사람들이 자식을 가질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높았고,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교배해 나온 자손들의 후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리는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 정말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생각해 보세요. 학교 끝나고 피시방에 가는 친구들밖에 없으면 나도 피시방에 가게 됩니다. 우수하고 이타적인 집단에 속해 있는 것은 집단에 속한 개인과 자식의 생존가능성을 높입니다. 필연적으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인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창업 멤버들만큼은 적어도 인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어야 앞으로의 몇년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